인튜이티브 머신즈의 ‘Athena’ 착륙선, 달 착륙의 도전과 교훈
2025년 3월 6일,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는 NASA의 CLPS 프로그램 일환으로 달 남극 근처 Mons Mouton에 두 번째 로봇 탐사선, ‘Athena’ 착륙선 (IM‑2)을 부분 성공적으로 착륙시켰습니다. 이 로버는 Nova‑C 클래스로 설계된 착륙체이며, 목표는 달 남극의 수소 얼음층 존재를 확인하는 PRIME‑1 장비(드릴과 질량분석기)를 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착륙 직전, 레이저 고도계가 고장 나면서 착륙 위치와 고도 판단에 문제가 발생하였고, Athena는 예정보다 약 250m 벗어난 지점의 크레이터에 옆으로 기울어지듯 착륙했습니다. 이후 착륙 중 스스로 굴러 몇 차례 회전하며 크레이터 내부에 정지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착륙 직후 일부 과학 장비는 작동했으며, 이미지와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태양광 패널의 방향이 적절치 않아 전력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였고, 착륙체는 냉각된 크레이터 내부에 위치해 배터리 재충전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이로 인해 13시간 이내에 전력이 정말 방전되었고, Athena의 임무는 조기 종료되었습니다.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Athena는 달 최남단 지역(Mons Mouton)에 착륙하며, 상업용 로봇 탐사선으로서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임무 수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달 탐사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대한 첫 접촉이었으며, 향후 인간 달 탐사와 자원 이용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Athena에는 NASA의 PRIME‑1 외에도 Micro‑Nova Hopper(Grace), MAPP 이동 로버, Yaoki 소형 로버 등 다양한 과학 장비와 4G/LTE 기반 통신 장비(노키아 제공)가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이들 장비는 달 내부 탐사, 자원 탐색, 통신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착륙체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임무는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Athena 임무는 완전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상업 주도의 민간 우주 탐사에 대한 중요한 학습 경험으로 기록됩니다. 착륙기의 설계 결함, 센서 고장, 불리한 착륙 지형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되어 발생한 사고를 통해, 향후 로봇 탐사선 설계와 운영에서 안정성과 내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했습니다. 이 경험은 유인 탐사, 지속 가능한 달 거점 구축, 심지어 화성 탐사 임무까지 영향을 주는 귀중한 교훈이 될 것입니다.
ESA의 ‘Olympus’ , 화성 중력 환경 적응형 네 다리 로봇
유럽우주국(ESA)이 개발 중인 ‘Olympus’는 기존 바퀴형 로버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채택한 네 다리 보행형 로봇 탐사선입니다. 이 로봇은 화성이나 달처럼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 이하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경사면, 자갈지대, 용암 동굴과 같이 바퀴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형을 점프나 발목 회전 같은 유연한 동작으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Olympus는 4개의 관절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다리를 사용해, 울퉁불퉁한 지형 위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동성 향상을 넘어, 과학 장비를 보다 넓은 범위에 배치하거나, 탐사 임무 중 돌발 장애물을 신속하게 회피하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ESA는 이 로봇 탐사선을 화성 탐사뿐만 아니라, 달 남극의 동굴이나 화산 지대처럼 잠재적으로 자원 채굴 가치가 있는 곳에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Olympus의 설계는 지구에서 수많은 환경 시뮬레이션과 중력 조건 시험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ESA는 화성 중력 모사 환경에서 로봇이 점프를 통해 장애물을 넘고, 착지 시 충격을 흡수하며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향후 로봇 탐사선의 관절 모터 설계, 전력 소모 최적화, 그리고 자율 내비게이션 알고리즘 개선에 활용됩니다. 또한 Olympus는 고해상도 카메라, 지하 탐사 레이더, 환경 센서를 장착해 단순히 ‘이동하는 플랫폼’을 넘어 독립적인 과학 실험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하 탐사 레이더는 얼음층, 암석층, 그리고 잠재적 지하 동굴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향후 유인 탐사 기지 건설을 위한 후보지를 선정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ESA는 Olympus를 차세대 탐사선 개발 프로젝트의 ‘기본 플랫폼’으로 삼아, 다양한 미션에 맞춰 장비를 교체하거나 확장하는 모듈형 설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Olympus는 화성, 달, 심지어 소행성 표면 탐사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Olympus는 로봇 탐사선 기술이 ‘바퀴 중심 시대’에서 ‘적응형 보행 로봇 시대’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기존 로버가 접근하지 못했던 과학적 미지의 영역을 열어주는 이 로봇은, 향후 인류의 심우주 탐사에서 중요한 돌파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JAXA의 ‘MMX’, 포보스 샘플 귀환 로봇 탐사선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준비 중인 MMX(Martian Moons eXploration) 임무는 화성의 위성 포보스(Phobos)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최초의 로봇 탐사선 프로젝트입니다. 2026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이 임무는, 포보스 착륙과 채취뿐만 아니라 또 다른 위성 데이모스(Deimos) 근접 비행까지 계획에 포함하고 있어, 화성 위성계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MMX 탐사선은 약 3년간 화성 궤도를 돌며 포보스와 데이모스를 번갈아 관측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해상도 카메라, 근적외 분광기, 레이저 고도계, 지질 분석 장비 등을 활용해 위성 표면의 조성과 지형을 정밀 분석합니다. 특히 미국 NASA와 프랑스 CNES가 참여한 국제 공동 장비인 MEGANE(감마선·중성자 분광기)와 MacrOmega(근적외 분광기)는 포보스 표면의 광물 분포와 화학 성분을 상세히 측정하여, 샘플 채취 지점을 최적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샘플 채취는 포보스 표면에 직접 착륙한 뒤 로봇 암(Arm)을 이용해 수 센티미터 깊이의 토양을 채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채취된 샘플은 밀폐된 저장 캡슐에 보관되어 지구 귀환 모듈로 옮겨지며, 2031년경 일본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 샘플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남겨진 원시 물질의 성분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화성과 그 위성의 기원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과학 자료가 될 것입니다. MMX 임무의 또 다른 특징은 착륙선의 자율 비행 및 착륙 기술입니다. 포보스는 지름이 약 22km에 불과하고 중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정밀한 궤도 계산과 저속 착륙이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MMX는 고정밀 자율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실시간 위치 추정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덕분에 예기치 못한 표면 지형이나 먼지 폭풍에도 안정적인 착륙과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이 로봇 탐사선 프로젝트는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우주 탐사 협력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NASA, ESA, CNES 등과의 장비 개발 및 데이터 공유 협력이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MMX는 단순한 일본 주도의 미션을 넘어 국제 과학 커뮤니티 전체에 기여할 성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MMX는 단순한 샘플 귀환 임무를 넘어, 향후 화성 유인 탐사와 위성 거점 건설을 위한 사전 조사 역할까지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포보스에서 가져올 귀중한 토양 샘플은 인류가 태양계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것입니다.